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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2022 활동사례 최우수상 수상작] 마을로 나와라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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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시교육청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7회 작성일 23-02-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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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제4회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사례 공모 최우수상 수상작


동작혁신교육지구 마을강사 엄연희


문화와 역사, 생태가 살아있는 고장, 동작구! 동작의 마을 자원을 동작의 아이 들이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동작의 마을 어른들이 나섰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사회과 마을 교과서로 아이들이 마을을 만난다. 그러나 생각보다 학교 교사들은 마을을 잘 모른다. 동작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하며 학교 내에서 아이들과 수업하기도 만만치 않은 코로나 현실을 생각한다면, 마을 탐방 을 통한 마을 자원 제대로 알기는 교사들에게 사실 꿈과 같은 일이다. 아이들에 게 특히, 마을을 배우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에게 조금 더 생생한 수업을 하고 싶은 교사들과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혁신교육지구 마을 강사들과 학부모들 이 2020년부터 뜻을 모았다. 동작구의 숨은 명소들을 발굴하기 위해 마을을 둘 러보고 걷는 것부터 시작됐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소소하게 모임은 지속되었다. 그러한 바람들이 모여져 드디어 2022 동작혁신교육지구 학교 마을 연계 집중 지원 학년(초3, 중1, 고2) 우선지원 사업이 제안되었고, 구청과 교육지원청, 학 교와 마을이 만나 “마을로 나와라, 뚝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521 명의 주민이 참여하여 91개의 학교에 197시간의 마을 탐방 수업을 이루어냈다.


초등학생 1,682명, 중학생 187명, 고등학생 218명으로 총 2,087명의 동작의 아이들이 마을로 나오게 되었다. 1년간의 여정 동안 헤아릴 수 없는 정성과 땀 이 모인 결과였다. 마을의 어른으로 쉽지만은 않았던 이 과정을 참여하며 느꼈 던 생각을 나눠보고 싶다. 나는 동작구 상도3동 빙수골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아이들을 오래도록 기다 려 늦게 얻은 늦깎이 엄마이기도 한 나는 아직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다. 큰아이 처음 입학할 때 작은 아이가 어렸던 탓에 45년 살았던 빙수골에서 상도4동 학 교 옆으로 이사를 왔다. 상도3동에서 4동으로 건너오는 데 45년이 걸렸다고 종종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기도 하는 나는 마을의 토박이인 셈이다. 토박이의 강 점이 무엇인가? 지도에도 안 나온 사이사이 골목길을 다 알고 있다는 것, 동선 을 어떻게 잡아야 탐방 여정이 좀 수월한지 안다는 것, 알려지지 않은 마을 곳곳 의 숨은 작은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 지나온 마을의 소소한 역사가 삶 속에 묻어나 있다는 것. 이런 마을 자원인 내가 내 모교이기도 하고, 내 아이들의 학교이기도 한 학교의 초등학생들, 마을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어찌 안 나설 수 있었겠는가! 

사실, 나는 2020년부터 준비된 마을 탐방 모임에 올해 초 뒤늦게 합류했다. 개인적으로는 2020년 서울시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의 학부모리더교육 독서 길잡이 2기 과정을 참여하며 망우리 사잇길 독서기행을 했었고 그 후속 과제로 동작구 독서여행코스를 발굴해서 소개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후 동작구의 독서 길잡이 2기로 만난 다섯 명의 선생님들과 2021년 알쓸신동(알고 보면 쓸모 많 은 신비한 동작책맘)이라는 이름의 독서동아리를 결성하여 구 사업비로 동작독 서여행지도를 만들어 작은 도서관과 작은 서점에 비치하고 소개하는 작업을 했 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2021년 동작혁신교육지구 마을 강사 네트워킹의 하나로 걸작(걸어서 만드는 동작)팀에 들어가 마을 강사들과 함께 시간을 내어 동작구 곳곳을 소소하게 걸어 다니며 교류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차에 이미 걸작팀 대다수가 참여하고 있던 2020년에 만들어진 “마실 나들이로 그리는 우리 동 네”팀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마을로 나와라, 뚝딱!” 사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미처 몰랐었다. 올해 초 겨울방학 동안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 마을 강사들이 탐방을 하려는데 상도권역에서 지역을 잘 아시 는 분이 나서서 소개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안내할게요”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저 동작독서여행 지도코스와 아이들 키우며 내가 아이 들과 자주 다녔던 마을의 작은 곳곳을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집 앞의 도 화공원과 국사봉숲속작은도서관, 까치생태공원, 사자암, 성대골어린이도서관 과 대륙서점 등 내 마음이 가는 아름다운 작은 공간들의 소개를 하던 날. 눈발이 흩날려서 운치가 더했던 시간들. 호호 언 손을 녹이며 성대골어린이도서관에서 둘러앉아 따뜻한 차를 나눴던 시간들. 걸으며 몸으로 나눴던 함께 했던 그 시간 의 힘은 생각보다 컸다. 결국, 내가 사는 마을을 더 알아보자는 생각에 독서 모임에 이르기까지 했으 니 말이다.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김학규, 맹명숙 글, 동작FM, 2015) 책을 함 께 읽으며 저자를 모셔 질문도 하고 생각도 나누는 시간을 보내며 하나하나 준비를 시작했다. 마을로 나올 아이들과 함께 탐방할 코스를 발로 찾아다니며, 마을의 문화재 공부를 하며 학교별 탐방코스를 만들었다.


 올해 초, 겨울부터 시작하여 여름까지 준비과정을 거치고 드디어 2학기 시작하며 동작구 “마을로 나와라, 뚝딱!” 본격적 인 사업이 진행되었다. 사당권 역, 대방권역, 상도권역, 노량 진/흑석권역으로 나뉘어 위탁 업체인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 람들’의 지원단과 마을강사들이 협업했고, 나는 상도권역 공동 팀장으로 함께 했 다. 상도권역은 상도초 3학급, 신상도초 6학급, 강남초 6학급, 상현초 7학급으 로 초등학교 22학급과 국사봉중 5학급으로 총 27학급의 마을 탐방이 이루어졌 다. 각 학교의 대표 강사들은 대체로 상도권역 세 명의 팀장들이 맡았고, 학교와 의 사전 사후 연락, 강사진 편성, 코스 개발과 수업 시나리오 작성 등의 일들을 챙 기며 숨 가쁘게 9월, 10월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이미 하고 있던 일들이 있던 터에 새롭게 마을 탐방 사업을 챙겨 가며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특히나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있었던 나에게는 체력적으로 한계가 느껴질 때가 있어서 이렇게까지 내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종종 있었다.  

중간중간 문득문득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무엇이 나를 이 일에 몸과 마 음을 쏟아붓게 하는 것이지? 우리 아이들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면서 까지 내가 해야 하는 일인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었던 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 다. 아마도“마을로 나와라, 뚝딱” 사업 실행을 바로 앞에 둔 9월 갑작스러운 아 이들의 코로나 감염에 이어진 코로나 확진과 자가격리 해제 끝에 찾아온 시아버 님의 부고 소식 등의 개인사가 겹쳐서 더 그랬을 것이다. 장례식장에서 까지 대체 강사를 찾아야 했던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것은 상도권역 팀장들의 지원과 위로의 힘이었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일상으로 복귀하고 2주 동안 미뤄둔 개인적인 수업들과 일정들을 처리하며 동시에 진행한 마을 탐방 수업은 떨어진 체력 탓에 힘에 부치기도 했지만 마을을 아이들과 함께 누비며 가을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누렸던 시간이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울긋불긋 색동옷 갈아입은 나무들, 아이들의 재잘재잘 신나는 목소리, 마을 어른들의 송골송골 땀방울 이 모든 것들 이 어우러져 지친 내 몸과 마음을 채워줬다.

코로나로 인해 체험학습 제대로 한 번 못 가본 3년의 세월을 맞이하고 있 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에게는 국 사봉까치생태공원에서, 서달산유아 숲체험장에서의 생태놀이가 너무나 반가웠을 것이다. 나뭇잎으로 여우 도 만들어보고, 은행잎으로 생쥐도 만들어보고, 산가지로 놀이도 해보고, 외줄도 타보고, 해먹에도 누워보고, 마을의 골목골목을 학급 친구들 과 함께 걸어보고, 마을 교과서에 나 온 우리 동네를 아이들은 온몸으로 체험했다.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 마을에서 마을 자원을 알아가며 애향심도 키우고 아이들의 삶을 살찌울 수 있다니, 그것도 마을에서 나고 자란 마을 선생님께 마을 이야기를 듣는다니 이보다 더 좋은 체험학습이 있을까 싶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이웃의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 마을에서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계속 들릴 수 있기를, 마을로 나와라, 뚝딱!” 같은 마을 탐방 체험 수업이 지속되길 바라며 힘들었지만,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었던 시간들을 감사한 마 음으로 잠시 되돌아봤다. 몇 장의 사진을 더해 마을 어른으로 함께 성장해 가도록 했던 시간들을 함께 나눠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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