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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2022 활동사례 최우수상 수상작]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종로네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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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시교육청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7회 작성일 23-02-0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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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제4회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사례 공모 최우수상 수상작


종로혁신교육지구 종로구청 주무관 박문영


(# 생각이 멈춘 곳) 종로에서 다시 별을 볼 수 있을까? 

별을 찾고 싶었다. 어릴 적 언젠가 동네 어귀에서 보았던 쏟아질 듯 반짝이던 그 별을 다시 보고 싶었다. 또 이제 쓸쓸한 공기로 메워진 교실에서 그 자체로 반 짝이는 별과 같은 아이들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나고 자란 이 곳에서 종로혁신 교육지구 업무를 시작하는 나는 별을 찾는 아이처럼 희망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 희망이 좌절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친 퇴근길에 올려 다본 하늘은 미세먼지로 가득했고, 그나마 보일 것 같던 별 하나도 도시의 요란 한 조명들 때문에 좀처럼 볼 수가 없었다. 또 종로구는 인구 감소의 문제를 직면 하고 있었는데, 5~19세 어린이·청소년의 인구가 14,909명으로 도시 어디에서 도 아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함께할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또 혼자서 하는 일에 익숙했던 나에게 다양한 교육주체들과 함께 거버넌스를 이뤄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버겁게 다가왔다. 희망으로 가득 찼던 생각 이 멈췄다. ‘종로에서 다시 별을 볼 수 있을까? 


(# 첫 번째 컷) 별을 찾는 사람들을 마주하다. 『종로 마을교사』 

희망은 좌절로 바뀌고 별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나 말고도 종로혁신 교육지구에는 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동네 어른 친구 종로 마을교사는 마을 곳곳을 누비며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만난 다. 강의경력 10년 이상의 주민들이 8주간의 긴 교육을 받고 아이들의 위해 자 원하여 활동한다. 3년째 양성되어 그 수도 벌써 80여명에 이른다. 영어, 수학, 과 학 등 기초학력을 지원하는 수업부터 마을의 역사·문화시설을 탐방하는 수업, 연극, 노래 등 문화수업까지 종로 아이들의 모든 필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했다. 전문역량에 마을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더해진 분들과 함께 하니 든든 했다. 이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별을 찾는 사람들을 만나니 나도 다시 용기가 생 기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과 함께 하는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안자료집을 만들어 학교에 배 포한 후 아이들을 만날 날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을교사를 학교와 연 계하려는 계획과 다르게 코로나19는 학교 환경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버렸고, 학교는 외부인인 마을교사의 출입을 극도로 꺼려했다. 방과 후 수업도 전면 폐 지하거나 제한적으로 운영하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져 버렸다. 계획은 무산되었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혼란스러웠지만 혼자 가는 길이 아닌 별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가는 길이라 든든했다.


(# 두 번째 컷) 별과 같은 아이들이 빛나다. 『찾아가는 종로 별별 학교』 

아이들은 방법을 찾을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학교가 문을 닫고 서로 안전 을 위해 거리를 두는 동안 아이들에게는 하나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초 학력 수준이 저하되거나 심리적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어 떻게든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하고 마을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게 해야 했다. 그 래서 학교 이외의 아이들이 모이는 공간에 마을교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우리동네 키움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에 찾아가 적극적으로 종로 마 을교사 프로그램을 홍보했고, 적절한 협조가 이루어져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 과 마을교사가 만나 함께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마을교사분들이 다시 활동할 수 있어 좋았고, 시설에서도 자체 프로그램 이외의 마을과 함께 하는 수업을 운영 하는 덕분에 더욱 풍성해졌다. 그럼에도 그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아이들까지 지원할 수는 없었다. 서울시 자 치구에서 유일하게 청소년센터가 없는 우리 구는 학습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 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작은도서관, 주민센터, 미술관, 문화시설 등 학습이 가능한 공간이면 모두 찾았다. 그 후 권역별로 흩어진 학습 공간으로 마을교사를 파견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별처럼 빛나는 아이 들의 위해 별별(別別)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취지였다. 단순 프로그램 을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맞게 주제를 정해 전체 프로그램이 잘 구성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접수를 위해 자체 교육포털을 구축하고 포털을 통해 정보공유와 프로그램 접수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우리구의 이런 노력들로 인해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프로그램을 신뢰했고, 마을교사의 전문적이고 열정적인 강의가 더해져 구청 직 영 방과 후 프로그램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또한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된 상황을 고려하여 저녁 시간에는 온라인 수업 도 운영하였다. 별별 학교의 모든 수업은 단순히 학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함 께 만나고 즐기며 자라는 삶을 위한 수업이었다. 아이들이 다시 생기를 찾고 빛나기 시작했다.


(# 세 번째 컷) 별과 별이 만나다. 『종로 별별 멘토링』 

청소년 시기에 있는 아이들 말고도 도시에는 잃어버린 별이 또 있었다. n가지 를 포기하고 산다는 청년들이었다. 그 청년들의 내일(미래)을 위해 정말 보람 있 는 내 일(활동)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청소년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청년을 청소년과 만나게 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청 년에게는 내일을 꿈꾸게 하고, 청소년에게는 가장 소중한 언니, 오빠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 할지라도 새로 시작하는 일이라 예산을 확보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민관이 함께 만드는 지역사회혁신계획(협치) 사 업에서 멘토링 프로그램 중요성을 설명하고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내 곁에 가장 가까운 언니, 오빠 종로 별별 멘토링은 지역 대학의 청년들 을 소정의 교육(7차시)을 통해 멘토로 양성하고 중학생을 중심으로 멘티 청소년 을 모집하여 매칭 후 비대면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내용은 멘티 학습 유형 및 스타일 검사를 통한 학습 코칭을 기본으로 하지만 청 소년이 원하는 무엇이든 함께 하도록 해주었다. 과외가 아닌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멘토링이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멘토는 멘티에게 종이접기를 배우기도 했고, 또 다른 멘토 는 멘티의 패딩을 골라주기 위해 쇼핑을 하기도 했다. 별과 별이 만나니 더 밝게 빛났다.


(# 네 번째 컷) 하늘에도 별이 반짝이다. 『종로 별별 생태전환교육』 

땅에서 빛나는 아이들로 인해 만족하고 이만하면 됐다 생각할 즈음에 저 먼 나라에서 한 소녀의 말이 마음에 남아 떠나지 않았다. “While everyone keeps saying climate change in an existential threat and the most important issue of all, and yet they just carry on like befoere.(모두들 기후변화가 존재 론적 위협이며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예전처럼 살아가 고 있어요.)” 나 또한 이 소녀의 말처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무섭게 다가왔지만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맞다! 내가 찾으려던 것은 땅에 서 반짝이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릴 적 보았던 맑은 하늘에 눈부시게 빛나던 별이었다. 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여정의 시작) 기후위기에 대응하 기 위해 우리는 종로혁신교육지구만 의 방식을 찾아보려고 했다. 먼저 이 프로젝트에 뜻을 같이 하는 8명의 마 을교사를 모집했다. 그리고 힘을 모 아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 기 시작했다. 단일한 주제를 가지고 융합된 형태의 수업을 개발하는 것은 생소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토론하 고 서로의 수업에 아낌없는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완성해 나갔다. 또 외 부 전문가와 코치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받아 총 16차시에 이르는 우리만의 생태전환교육을 개발했다.


(신나는 도전) 보통 생태전환교육은 외부 전문단체에 맡겨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을교사가 가진 역량을 활용하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지역과 함께 하는 생태전환교육이 개발된 것이다. 『지구를 지키는 수사대』, 『초록별이 살아나 요』 우리가 개발한 이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었다. 실무협의 회에 속한 교사 위원의 도움으로 관내 초등학교의 창의체험시간을 통해 프로그 램을 시범 운영할 수 있었다. 마을로 나온 아이들이 아닌 학교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마을교사가 찾아가는 수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 수업은 단순 실습 위주 의 수업이 아닌 이론(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 알리기), 토론(생태 관련 독서 읽고 생각 나누기), 실습(업사이클링, 식물만들기 등)으로 구성되어 나름의 체계도 잘 갖추어져 교사나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철저한 실패)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시범 운영을 마 치고 학교에서 전해준 피드백은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평가는 크게 1) 초 등학생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 한다는 것과, 2)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 족하다는 것이었다. 교사들과 학생들의 냉혹한 평가를 통해 우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내게는 이런 평가로 인해 의기소침해진 마을교사 분들에게 다시 용기를 줄 수 있는 무엇이 필요했다. 시범운영을 지켜본 학교의 교사와 서울시 교육청에서 생태전환교육 계획을 수립한 장학사님에게 특강을 요청했다. 특강 을 통해 다시 한 번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갔다. 그리고 마을교사 서로 각자의 수 업을 시연하고 가감 없이 피드백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 과정에서 수업의 목적을 보다 구체화해 나갔고, 보조 강사를 두어 수업이 더욱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여름 방학 휴식에 들어갔지만 마을교사 분들은 본인들의 수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계셨다.


(다시 만난 별) 2학기 시작과 함께 6개 초등학교, 42개 학급, 886명의 학생이 생태전환교육 수업을 신청해 주었다. 그리고 마을교사 분들은 지금 이 시간에 도 각 학교로 나가 학생들과 함께 생태전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오늘 퇴근길에 올라간 인왕산 하늘 위에는 조그마한 별 하나가 유독 밝게 빛나고 있었다.


(# 걸음이 향한 곳) 별이 자라는 성운이 될 수 있다면! 

생각이 멈춘 곳은 별을 찾을 수 없다는 좌절이었다. 하지만 다시 걸음을 내딛 은 곳은 별을 찾으려는 희망이었다. 종로혁신교육지구 일개 주무관 한 사람으로 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참 많았다. 이 일을 통해 내가 별이 되어 반짝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별이 자랄 수 있는 성운, 즉 기꺼이 플랫폼이 되는 일이었다. 종로혁신교육지구를 위해 수고하는 각 사람 들의 꿈이 우리의 꿈이 되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이 나의 역할이었다. 우주의 먼지가 모여 별이 되는 것처럼 종로혁신교육지구를 위한 모든 수고가 모여야 별이 탄생할 수 있다. 올 해도 함께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우리 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인구감소의 문제가 제법 무겁지만 함께 이 일을 계속한다 면 별은 반드시 떠오르리라 확신한다. 또 쉽지 않은 일을 감당하고 계시는 내 동료와 각 자치구의 모든 주무관님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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