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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2022 활동사례 우수상 수상작] 마을을 가르치며 성장한 교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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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시교육청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84회 작성일 23-02-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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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제4회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사례 공모 우수상 수상작


중랑혁신교육지구 서울동원초등학교 교사 김현실


나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소속 교사이면서 동시에 광진구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마을 주민이다. 자식을 키우면서 공동육아를 하고, 마을공동체 사업에 공모하여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거나 참여하였다. 교사로서 학교 교실에서만 학생을 만나다가 마을 행사에서도 만나고 주말에 놀러 간 학교 운동장에서도 만나면서 한 아이의 다채로운 모습을 직관하면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문구의 의미를 점차 실감하게 되었다.

지금 근무하는 학교 - 동부교육지원청 서울동원초등학교(이하 동원초) 교사가 된 지 3년째이다. 2020년 2월, 동원초에 발령이 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학교 주변 마을을 잘 아는 분을 소개받는 것이었다. 동원초를 중심으로 걸어다니면서 마을 곳곳을 소개받았다. 이 때 맺은 ‘마을과아이들’과의 인연으로 때때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사제멘토링 장소로도 애용하고 있다.)2020학년도부터 현재까지 혁신교육지구 업무를 하면서 중랑구에 대해서 점점 더 알게 되었고, 마을&생태환경교육 연구 교사동아리(이하 ‘교사동아리’)도만들어서 학교 근처의 중랑캠핑숲을 비롯하여 마을을 직접 탐방하는 기회를 늘려왔다. 2021학년도에는 1학년 담임교사를 하면서 1학년 3개 학급 학생들과 중랑캠핑숲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차례의 체험학습을 다녀왔고(안전체험단신청), 3년째 되는 해인 올해 비로소 마을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3학년 담임교사를 자원하게 되었다. 3학년 3개 학급 동학년 선생님들과 사회과를 중심으로 ‘마을과 함께 자라는 우리’라는 주제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는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을 제안하였고,동부교육지원청 ‘우리가 꿈꾸는 교실(이하 우꿈실)’ 사업도 신청하여 예산을 더 확보하고, 중랑혁신교육지구 학교선택제 사업 중 ‘교사동아리’ 활동도 함께 하면서, 한 가지 주제를 향하여 세 가지 지원책을 활용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도모하기로 하였다. 

나를 비롯하여 동학년 교사들은 모두 중랑구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중랑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였다. 신입 및 전입교사 마을 이해하기 연수를 제안하여 ‘마을여행 콧바람’ 대표 김완숙 선생님과 함께 <동원초-13도창의군탑-망우산-중랑캠핑숲> 코스를 탐방하며 학교 주변 마을을 조망하였다. 또, ‘교사동아리’ 활동으로 2021년에 중랑캠핑숲을 활용한 1학년 교육과정 재구성의 성과를 2022학년도 1학년 교사들에게 연수를 하는 동시에, 현 3학년 교육과정에는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궁리하였다.중랑구에도 이미 개발된 훌륭한 탐방 코스들이 많지만 그 보다는 코로나19로 동네 한바퀴조차 마음 놓고 돌아다녀 본 경험이 너무나도 적은 2022학년도 초등학교 3학년에게는 우리 학교(동원초)에서 출발하여 학급단위로 학생들과 함께 직접 걸어다니며 탐방할 수 있는 코스가 가장 좋다는 데에 동학년 선생님들과 뜻을 모았다. ‘마을여행 콧바람’ 대표와는 2021학년도 ‘교사동아리’ 활동부터 인연을 맺어왔기에 3학년 교육과정 재구성 설계 단계에서부터 마을 정보통으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마을과 함께 자라는 우리>라는 주제로 ‘마을’ 안의 ‘학교’에서의 텃밭활동, 세시절기 활동도 넣고 ‘학교’ 밖으로는 1학기에 총 4번의 마을 탐방(총 16차시)과 마을협력강사 교실 수업으로 ‘마을 이야기 탐구’ 3차시와 ‘마을길 탐구’ 3차시를 계획하고, 2학기에는 생존수영 체험활동 18차시, 중랑캠핑숲 공원 2회와 인근 기관 방문으로 6차시를 계획하였다.

한편, 1년 간의 활동 마무리로 캠페인, 학예회 등으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혁신학교 3학년 교육과정 연수로 마을과 연계한 금천구의 초등학교 사례를 듣고, 1학기 말에 학급별 마을 그림책 발간으로 한 차례 마무리 하기로 하였다. 

마을 탐방을 나서기 전에 탐방할 곳을 교과서로, 배꽃요정과 중랑한바퀴 책으로 알아보고 교육청에서 제공한 배꽃요정과 중랑한바퀴 영상과 유튜브에 올라온 동네 인물 인터뷰 영상도 활용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자료를 얻고 구글어스로 접속하여 미리 간접 경험을 한 후에 탐방을 실시하였다. 탐방하면서 자연스럽게 채집한 자연물들은 교실에 전시하고, 탐방 경험들을 ‘글똥누기’라는 글쓰기와 그림으로 기록하면서 중랑구에 대해 여러 차례 다양하게 익혀 나가면서, 탐방 학습의 기초를 익히도록 하였다. 

1학기 총 4번의 마을 탐방 중 두 번은 ‘마을여행 콧바람’ 주강사 1명, 보조강사 1명과 함께 ‘망우산’과 ‘용마산’을 걸어서 하루에 1학급씩 갔고, 나머지 두 번은 교육희망버스를 활용하여 세 학급이 동시에 갔다. 한 번은 중랑구청에서 실시한 ‘중랑한바퀴 제4코스(봉화산)’이었으며, 나머지 한 번은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진로체험교육으로 삼았다. 이로서 우리 학교 인근의 중요한 세 군데 산을 다 올라보고, 중요한 관공서과 유적지도 방문하게 되었다. 

망우산 기슭을 오른 [제1탐방]은 중랑캠핑숲코스라고 명명하였고 이미 개발되어 있는 코스였는데, 3학년 아이들이 걸어갈 수 있고 교육과정과 연계할 수 있는 코스만으로 선별하였고 시기는 야외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4월로 정했다. 마침 올해는 어린이날 100주년이기에 ‘어린이 노래’를 지은 ‘강소천’ 시인의 묘소74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강소천 묘소는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에 있는데, 경기도 인근에 중랑구가 있다는 것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마침 어린이날 선물로 시집을 1권씩 선물하고 교실에 두고 수시로 함께 보는데, ‘강소천’ 시인의 시가 2편이나 실려있어서 미리 낭독도 해보고, 동요로 만들어진 노래도 불러보고, 중랑캠핑숲 공원 안내 지도를 교실에 게시하고, 중랑캠핑숲의 동식물 자료를 미리 공부하기까지 했다. 이미 3월 중순에 4종류의 씨감자 단면을 관찰하고, 텃밭에 심고, 학교 봄 화단 나들이를 하면서 식물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도록 했기에 어느 곳을 탐방하든지 탐방지의 생태환경에 관심갖기를 강조했다. 

코스는 ‘동원초 후문 – 양원수 유래 벽화가 그려진 지하보도 – 양원역 – 중랑캠핑숲(도토리 평상- 배밭)- 극락사 – 잣나무숲 - 강소천 묘소 – 중랑캠핑숲 – 서울시립망우청소년센터, 북부노인병원 – 동원초 후문’였는데 코로나19로 북부노인병원은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다. ‘마을여행 콧바람’에서 코스를 그린 지도와 코스 설명서를 보내왔다. 이를 활용해서 학생용 학습지를 만들었다.서울시립망우청소년센터도 그냥 지나가기만 하면 아쉬우니까 관공서 방문의 기회로 삼아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아보니 처음에는 탐방에 2시간이 소요된다고 해서 단독 탐방은 차후로 미루었다가 다시 연락이 와서 간단하게 캐릭터 뺏지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아서 진행하기로 하고 코스를 다시 재조정 했다. 다른 학년과 점심 시간을 맞바꾸어서 1~4교시동안 탐방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했다.

그리고, 동학년 교사 셋이 사전 답사를 갔다. 화장실 위치를 최종 확인하고, 코스를 돌아다니면서 주의할 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 학생용 학습지를 다시 수정하였고, 탐방 전날 수업 시간에 학습지를 보면서 다시 한번 정리하며 사전 학습 및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실제 탐방 코스는 ‘동원초 후문 – 양원수 유래 벽화가 그려진 지하보도 – 양원역 – 서울시립망우청소년센터- 중랑캠핑숲(도토리 평상- 먹골배밭 ) - 극락사 –잣나무숲 - 강소천 묘소 – 중랑캠핑숲 – 서울시립망우청소년센터 인근 공터, 북부노인병원 앞 횡단보도 – 동원초 후문’이다.

 이 코스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서울시립망우청소년센터에서 뺏지 만드는 기구가 자꾸 문제가 생겨서 뺏지 도안은 그리고 뺏지는 나중에 다시 들러서 찾아가기로 계획을 변경한 일, 중랑캠핑숲 공원에서 수업 시간에 이야기했던 ‘토종 민들레’를 본 일, 도토리 평상에서 도토리 모자를 줍고, 동식물 퀴즈를 푼 일, 그리고 먹골배밭에서 마침 수분 작업을 하시는 분을 만나서 인터뷰 했던 일, 극락사 구석구석을 직접 들어가서 구경한 일, 잣나무 숲에서 잣을 발견한 일, 강소천 묘소를 향해 가면서 흙 계단, 나무 계단을 조심조심 오르내렸던 일, 냉이와 꽃다지를 구별한 일, 그리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서 한 발씩 오락가락하면서 서울과 경기도를 오간 일, 봄꽃 꽃다발을 강소천 묘소에 올린 일, 노래를 불러드린 일, 돌아오는 중랑캠핑숲 길은 왔던 길과 달라서 발 밑에 나무뿌리가 우거졌던 기억 등등... 화사한 망우산의 봄을 만끽할 수 있었던 좋은 날씨가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도 오랜만에 오랜 시간을 걸어다녀서 힘들었지만, 중간 중간 쉼을 배치하여 끝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코스를 완주하고는 뿌듯함으로 자신감이 뿜뿜 솟아났다. 

용마산 기슭을 오른 [제2탐방]은 원래는 망우본동주민자치센터를 목적지로 한 평평한 평지 탐방코스인 죽방공원코스였다. 경유지인 중랑숲도서관과 망우본동주민자치센터에서 공문발송을 원해서 공문을 발송하고 망우우체국 우체통에 넣을 관제엽서를 사려던 참이었다. 망우본동 주민자치센터 공간에서 관제엽서를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침 지방선거 준비로 한 학급씩 사흘이나 띄엄띄엄 방문객을 받을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리는 자치센터 건물에 들어갔다가 돌아 나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건물 안내도 받고 인터뷰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식으로는 하루만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코스는 과감하게 포기하였다. 학급단위로 소규모로 가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관제엽서를 쓸 만한 다른 공간들을 알아보다가 학급별로 다 다른 코스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무리였다

‘마을여행 콧바람’에서 좀 멀지만 다른 코스를 제안해 주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우체통에 관제엽서 넣기 활동은 살리되, 엽서 내용은 미리 교실에서 써 가고, 신경진 신도비를 보고 평상시에는 들어가 볼 수 없는 신씨가문 묘역을 방문하고 용마랜드 뒤쪽 모험놀이터에 가는 코스였다. 모험놀이터가 가장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래! 마을 탐방에서 ‘재미’는 꼭 있어야지. 즐거운 추억은 꼭 만들어야지!’ 도중에 쉴 수 있는 장소가 더 필요했다. 동네 개인 주택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개인 미술관 ‘위드 갤러리’란 곳에서 엽서를 꾸미고 미술작품 전시회도 관람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사전답사를 다녀왔다. 그런데, 가장 매력적인 모험놀이터는 너무나도 멀었다. 걸어서 25분이라니!! 아이들마다 개인차도 있기에 실제로는 35분도 걸릴 것 같았다. 이번 코스도 포기를 해야한다면 너무 아쉽다. 그래서 11인승 이상 콜 승합차를 알아보기로 하고 열심히 찾았으나, 상용 중단 상태였다. 버스를 대절하기엔 예산이 턱 없이 부족했다. 또 버스를 이용하기엔 너무 가까운 애매한 위치다. 고민하던 차에 ‘마을여행 콧바람’에서 이런 사정을 ‘위드 갤러리’에 얘기했더니, 미술학원 운영에 쓰는 봉고차로 직접 운전하여 두 차례로 나누어 아이들의 상행길(모험놀이터 언덕길까지)을 책임져 주기로 했다. 두드리면 열린다더니, ‘마을여행 콧바람’과 밤낮없이 톡과 전화통화를 주고받은 정성을 알아주는가 보다. 교장교감선생님께서도 안전을 당부하며 응원해 주셨다. 최대한 코스를 짧게, 그리고 걷는다면 힘을 덜 들이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나 평지를 걷도록 코스를 조정하여 이번에는 평소에는 출입하지 않는 우리학교 정문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성사된 [제2코스]는 '동원초 정문 - (승합차)용마랜드 앞 하차- 모험놀이터 – 위드갤러리 - 신경진 신도비- 신씨 가문 묘역 – 망우우체국 앞 우체통 – 납작만두 가게 – 동원초 정문’이다. ‘마을여행 콧바람’에서 보내준 코스 지도와 설명을 곁들여서 학습지를 만들고 탐방에 앞서서 기존에 조사한 방식으로 사전 공부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사전 답사할 때 미리 사 놓은 관제엽서를 나눠주고 부모님이 받아 볼 엽서를 쓰고 주소를 쓴 다음에, 첫 반 교사 가방에 위드갤러리에서 엽서 꾸미는 데에 사용할 싸인펜 여러 세트를 챙겼다. 그야말로 숲 자체인 모험놀이터에서 혹시나 곤충의 공격을 받을까 싶어서 모기퇴치 패치를 미리 1개씩 상의에 붙여 주었다. 이 패치로 말할 것 같으면 보건 선생님께서 급히 사 주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텃밭활동 때 유난히 모기에 잘 물리는 아이들이 있어서 염려하던 차에, 용마산 모험놀이터 사전답사를 다녀오니 그 아이들이 걱정되는데 모기 패치 살 예산이 없다고 하니, 사 주셨다. 여기저기서 막 도와준다.사전 답사 때 모험놀이터에 거의 상주하는 생태놀이지도사(숲해설가) 두 분도 만났는데, 우리가 가는 날 다른 소수 놀이지도 예약이 있어서 놀이터 사용에는 문제가 전혀 없지만 놀이지도 및 안전지도를 해 주고 싶은데 아쉽다고 하셨다. 우리는 놀이프로그램을 이용할 시간까지는 없기에 아쉽지는 않았지만, 생태놀이지도사(숲해설가)가 상시 활동한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무척이나 부러웠다. 가까운 중랑캠핑숲에서도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어서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어 이전에 있던 프로그램들이 부활되고, 더 풍성해져서 힘차게 숲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다시 한번 바라게 되었다.

탐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힘들었지만 결국은 모두 이겨냈다. 승합차를 타고 가는 것도 신났고, 용마랜드 정문에서 기웃거리며 흘끗 구경한 멈춰버린 놀이기구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이제는 빈 눈썰매장 터에서 주변 마을을 내려다보며 찾아보는 것도 신기했다. 무엇보다 모험놀이터를 누비면서 이것저것 이용하며 친구들과 노는 것이 즐거웠고, 갓바위 마을의 유래와 힘쎈 신장사 이야기도 재미있게 듣고, 위드갤러리의 환대도 무척이나 감격스러웠다. 위드갤러리에서는 승합차도 제공하고 운전도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동원초 3학년을 위한 특별 전시회를 준비해 주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작품 선정 이유와 해설도 해 주었고, 작품 감상법도 설명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몇몇 작품을 직접 만져보게도 해 주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덕분에 미술 작품 감상에 푹 빠질 수 있었고, 엽서에 자그마한 그림도 그려넣으며 부모님께서 받으실 장면을 즐겁게 상상하는데 더없이 쾌적한 공간이 되어 주었다. 그 뒤로 이어진 신경진 신도비는 영상으로 본 것 보다 커서 놀랐고, 자물쇠를 열고 들어간 신씨 가문 묘역은 도시 한 가운데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공간으로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 ‘더 이상은 못 걷겠어요...’라는 말을 참고 참다가 드디어 망우우체국 앞의 빨간 우체통에 한 명씩 엽서를 넣는 순간, 힘든 건 다 잊고, ‘이거 언제 집에 도착할까?’하며 우체통에 적혀있는 수거 시간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 다리가 아팠던 게 다시 생각날 즈음 옛 떡볶이 거리의 명성에 걸맞게 떡볶이에 들어가는 납작만두을 만드는 공장도 많았다며, 지금 남아있는 딱 한 곳을 들렀다. 10개에 천원한다길래 2천원 어치를 사려는 순간, 인심좋은 주인아주머니께서 그냥 먹으라고 주셔서 냠냠 맛보는 즐거움으로 힘들었던 모든 것을 잊었다. 이렇게 다시 한번 해 내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집에 엽서가 도착했다며 가족과 함께 엽서를 읽으며 또 다시 집집마다 두 번째 탐방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우게 되었다. 

세 번째 탐방은 봉화산으로 떠난 [제3코스]는 중랑한바퀴로 다녀왔다. 관련된 어른들 모두 모여서 사전협의회를 하고, 수업 시간에 코스별 사전조사를 하였다. 드디어 당일,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처음으로 단체버스를 타고 학교를 출발하여 옹기테마공원을 거쳐서 봉화산 제1,2,3 전망대를 차례대로 오르며 중랑구를 조망하고 도당굿터를 거쳐서 봉수대터까지 오른 뒤에 무장애길로 내려와서 먹골배 시조나무도 보고 중랑구청에 방문하여 옥상 텃밭 그늘에서 파발 놀이도 하고 중랑구청 의회도 방문하고 다시 희망버스에 올라서 학교로 돌아왔다.[제4코스]는 방정환교육지원센터에서의 진로체험이었는데, 망우역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다. 어린이날 100주년에 걸맞는 방문지라고 의미부여를 하면 서 각자 선택한 체험을 1~3반이 섞여서 체험할 수 있었다.[제2코스]와 [제4코스] 사이에 ‘마을여행 콧바람’의 협력강사 교실 수업인 ‘마을이야기 탐구’ 프로그램과 ‘마을길 탐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이름은 내가 지었다. ‘우꿈실’의 예산으로 강사료는 봉사여비만 받고 교과서보다 생생한 마을공부를 갖가지 활동을 곁들여서 할 수 있었다. 

지면 부족으로 다 쓸 수 없어서 아쉽다. 1학기때의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학급별로 ‘마을 그림책’을 펴냈다. 마을그림책 기획 학급 회의를 하고, 그동안 알게 된 마을 곳곳을 써 붙이고 딱 1곳만 겹치지 않게 골라서 그림을 그리고 시나 글을 곁들였다. 뒷부분에는 그동안의 코스에서 활동한 사진들을 싣고, 어떤 마을을 바라는지도 적었다. 그리고 컬러 그림책을 제작하여 모두 1권씩 가졌다. 이 때 그린 원화는 2학기 10월에 망우동 축제인 ‘망우만끽’ 전시 공간에 전시하여 호평을 받았고, 망우생활사연구에 활용하고 싶다고 서울역사박물관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립대연구원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연구하는 데 활용도 되었다. 몇몇 작품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펴내는 자료집에 실릴 수도 있다고 한다. 2학기에 중랑캠핑숲 가을, 초겨울 체험학습을 갈 때도 1학기 때와는 다른 생태환경 변화를 관찰하고 계절에 어울리는 자연놀이를 즐기는 것은 물론, 사전답사를 갔을 때 서울시립망우청소년센터에서 라탄 책갈피 만들기 공예활동을 곁들여서 계획하거나, 양원숲속도서관 이용자교육 및 책 읽어주기 행사를 곁들여서 기획하는 등 마을의 공공기관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학생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교사 동아리’ 활동으로 혁신교육지구 우리고장 바로알기 탐방에 참여하고, 중랑환경교육센터에 연락하여 탐방을 기획하여 함께 방문하였다. 이처럼 기관에 전화로 문의하면 최대한 교사나 학생에게 알맞은 탐방코스를 개발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준다. (좋다! 참여 의지와 즐길 마음, 배우는 자세만 있으면 된다!)또, 2학기에 3학년 전체가 참여한 도덕과 중심의 <사랑의 아나바다> 프로젝요하다고 하신 겨울 담요과 국을 사서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와 함께 전달하는 기부활동을 하였다. 교사 대표로 내가 ‘마을과아이들’ 사무국장님과 함께 집집마다 방문하여 전달하였는데, ‘마을과아이들’에서 담근 김치와 함께 전달해서 더욱 뜻깊었다. 올해 특히 함께 많은 논의를 한 동학년 선생님들과 기꺼이 함께 협력해서 최상의 마을공부를 마련한 ‘마을여행 콧바람’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또, ‘망우만끽’에 함께 하기를 제안하고 <사랑의 아나바다> 프로젝트의 결실이 맺어지도록 협력해 준 ‘마을과아이들’에게도 감사드린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출발한 일이지만, 되돌아보니 마을 덕분에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도 커지고 동료교사와 더 협력하는 계기가 생기고 마을에 더 애정이 생겼다. 그렇다. 교사 한 명 한 명의 성장에도 마을이 필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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