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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2022 활동사례 장려상 수상작] 나의 작은 오기,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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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시교육청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6회 작성일 23-02-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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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제4회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사례 공모 장려상 수상작


은평혁신교육지구 갈현청소년센터 대학생멘토 최유진

1.

처음 아망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청소년들이 직접 유해환경을 청소년을 위한 친화환경으로 만든다고? 그게 가능해?’라는 호기심으로 아망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었다. 알면 알수록 너무나도 이상적인 프로젝트였다. 아망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전히 이상과는 다른 현실을 느끼고 있지만, 이상을 현실로 이끌어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청소년들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주인이지만 어른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생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상당히 외면당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그러나 아망프로젝트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것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나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프로젝트였다. 청소년들은 아망 프로젝트에 주로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다. 나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직접 연락을 돌리며 처음으로 다같이 참여하는 오티에 대해 안내를 해주고, 참석 여부를 파악했다. 나조차도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지만, 더 많이 낯을 가리는 청소년들과 통화를 하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화를 안받는 경우도 당연히 많았고, 학교 끝나자마자 바로 학원에 가야하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전화받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너무 빡빡한 그들의 스케줄에 깜짝 놀랐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통화를 할 때 가장 많이 물어

보는 질문이 생겼다. “그래서 밥은 먹었죠?” 하면서 학원 가기 전 밥을 챙겨먹었는지 꼭 물어보게 되었다. 내 질문을 들은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당황스러운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내 진심을 알아줬는지 이 질문에 대답을 다들 열심히 해줬던 기억이 난다. 청소년들도 나에게 낯을 가렸지만, 나 또한도 청소년들과 통화한다는 사실에 긴장하며 통화를 했다.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는지 청소년과 10살 이상 차이가 나고, 이 때 사람이 태어났고 이렇게 커서 중학생,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놀라웠다. 그리고 오티 날이 되어 통화했던 많은 청소년들과 만났을 때도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 목소리가 귀엽고 아기자기했던 친구들도 실제로 만나보니 나보다도 키가 크고, 어른스러운 친구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왜인지 그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사랑스러움이 묻어있어서 키에 상관없이 청소년들과 편하게 이야기하고 친해질 수 있던 시간이었다


2.

이후 점차 팀 중에서도 조별로 모여 활동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 청소년들은 중학교 2학년 2명, 고등학교 2학년 1명이었다. 모두 여자아이였고, 중학생 친구들은 원래 친했던 사이였다. 앞서 청소년들과 통화를 할 때도 느꼈지만, 청소년들은 무척 바쁘다. 우리 조끼리 모여서 어떻게 활동할지 정하고 싶고, 친해지기 위해 만나고 싶어도 다 같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잡는 것은 정말 불가능에 가까웠다. 따라서 가장 가능한 시간으로 잡고 활동들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활동을 했다. 처음 우리가 만나서 활동했던 주제는 ‘청소년 도박’이었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청소년 도박에 대해 알게 되고, 더 많은 주목을 받았으면 해서 이 주제로 선정했었다. 근데 이 때 굉장히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난제와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청소년 주도형 프로젝트인 아망 프로젝트인만큼 청소년들의 의견을 잔뜩 듣고 잘 이끌어줘야지 하는 포부가 가득했던 나였지만, 막상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의견이 나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아이들이 의견이 잘 나올 수 없던 이유는 그 시절의 내가 겪었던 상황과 비슷했다. 아이들이 수줍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주입식으로 그들에게 요구해왔던 것과 달리 자발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주니, 아이들도 많이 당황한 듯 보였다. 생각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해서 놀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도박이라는 주제가 나조차도 생소하다보니, 아이들이 더 어려워하나 싶어서 주제를 바꿨다. 아이들이 가장 관심있고, 자주 이용하는 ‘청소년 sns’에 대한 주제로 바꿨다.


아이들도 청소년 sns로 주제가 바뀌고 전보다 더 흥미있게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의견을 듣기란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것 같았다.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선택지를 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청소년 sns에 관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한 소재를 멘토로서 내가 가져와서 조 회의 시간에 이야기해 주며 의견을 묻는 것이다. sns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청소년들이 범죄에 빠지기 쉬운 수단이 종종 되기도 하는데 그게 가능한 이유가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DM을 통해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른이 청소년들에게 DM을 보내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막아야 하는가, 아닌가라는 소재를 던져주고 한 명 한 명 입장을 선택해 보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다보니 생각지 못한 여러 이야기들도 청소년들의 입장으로 들어볼 수 있었다. 나는 sns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나랑 전혀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DM이 온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조 청소년 중 한명에게 어른들한테 종종 DM이 온다는 것을 듣고 너무 깜짝 놀랐다. 프로필 글에 나이가 적혀있는 것을 보고 그것만으로도 어른들에게 연락이 오는 험난한 세상을 지금 청소년들이 살아가고 있다. 너무 무서운 세상이 아닐 수가 없다.


3.

이렇게 점차 아이들도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나도 아이들과 더더욱 친해지고 싶어서 한 명 한 명 통화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역시나 통화는 쉽지 않았지만, 꽤나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가장 시간이 맞지 않아서 잘 참여를 못했던 아이가 있었는데, 이 아이와 통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알고보니 이 아이의 꿈이 일러스트레이터여서 디자인이나 그림에 관심이 많은 능력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가 계획했던 굿즈 디자인을 이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완성했다. 물론 이 아이도 처음엔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계속해서 잘할 수 있다고 다독여주며 응원해 주었더니 너무나 특별한 작품이 탄생했다. 같은 조 청소년들도 응원해 주며 서툴지만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아이디어를 주다보니 더 귀여운 디자인이 나와버렸다. 아직 완성본이 나오진 않았지만, 굿즈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 전에는 잘 참여하지 못해서 더 참여하기 어려워했지만,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굿즈에 관해 이야기도 하고 카톡방에서도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물론 여전히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어려워하지만 나조차도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어려워하니 이해한다. 

디자인들이 많지만 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디자인은 장미이다. 굿즈를 만들게 된 계기는 이러하다. sns를 둘러보다보면 종종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이 그것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우리 조 아이의 의견을 시작으로 ‘굿즈’라는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그 중 장미라는 소재는 우리 굿즈의 핵심이다. 그 이유는 장미라는 꽃이 청소년을 의미하고, 가시는 아망을 의미한다. 장미로 비유된 청소년이라는 꽃을 지켜주는 아망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것을 가방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곳곳에 걸어두며, 키링을 통해 조금이나마 힘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키링이 완성되었다. 

이 키링을 특별하게 청소년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은평마을교육한마당 축제를 담당 선생님이 알려주셔서 부스로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는 SNS라는 주제를 청소년들에게 더 와닿게 전달하기 위해, 직접 게시글을 만들어보았다. 인기 캐릭터인 루피가 직접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렸을 때 선플을 받은 경우와 악플을 받은 경우를 각각 판넬로 제작했다. 선플을 봤을 때 느껴지는 감정을 건빵에 그리고, 악플을 봤을 때 느껴지는 감정을 건빵에 그려 판넬에 붙였다. 

굉장히 많은 청소년들이 이 활동에 같이 동참해주었고, 유치원생부터 부스를 운영하고 계신 어른분들도 나이에 국한되지 않고 동참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또 받은 키링도 예쁘다며 다들 좋아했다. 이 과정을 함께 한 우리 조의 멘티들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뿌듯한 듯 보였고, 현장학습을 가는 날임에도 그리고 축제를 하는 날임에도 학교 일정을 조율하고 같이 부스를 운영했다. 우리 조 멘티의 부모님도 오셔서 함께 참여했던만큼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 


4. 

이렇게 무사히 활동을 마친 후, 시간이 흘러 벌써 아망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었다. 여러 가지로 혼자 고민들도 많고, 멘티 청소년들과 더 친해지고 은평구에 실질적인 청소년들을 위한 변화를 만들고 싶었던 나의 욕심들도 참 많았던 한 해였다. 돌이켜보니 참 서툴렀지만, 서툴렀던 나의 마음이나 말에 담긴 나의 진심을 알아주었던 멘티들에게 너무 고마움을 느낀다. 또 나의 여러 욕심들과 고민들을 천천히 들어주시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아망프로젝트 담당 선생님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 조가 만든 키링이 혼자라고 느끼는 청소년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응원을 보내고, 또 청소년들이 그 응원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앞으로도 이 응원들과 작은 움직임들이 점차 퍼져 청소년들에게 더 따뜻한 은평구가 되길 바라고 또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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