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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공단, 시간 저편 엄마의 노래

본문

‘왜 구로공단이에요?’
‘구로가 구로공단을 빼면 뭐가 있나?’
청소년들과 함께 창작 뮤지컬 <시간 저편, 엄마의 노래>를 만들기 시작할 때 나온 대화들이다. 구로구는 그때부터 오랜 시간 이 나라의 경제를 뒷받침하던 노동자들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왔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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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 밸리, 가산디지털 단지가 되어도 변화지 않은 것들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위로공단>은 공순이라 불리는 여성들의 고단한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공부와 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에 구로공단에 와서 일했던 1970년대의 여성들, 
열심히 일하지만 여전히 가난한 현재의 비정규직 여성들, 
젊은 나이에 불치병에 걸린 반도체 공장 여성 노동자들,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비행기 스튜어디스, 콜센터 직원, 
캄보디아 이주 여성노동자들 등 
여성 노동자 21명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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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아름답고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두 눈을 가리고 숲을 지나가는 여성의 모습, 머리를 붕대로 감고 있는 모습 등,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근무환경과 여성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문제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으로 읽혀진다. 영화 <위로공단>은 지금 돌아보는 그 시절 이야기이지만 결코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다. 

 

 2017년 2월, 구로 청소년들이 ‘시간 저편, 엄마의 노래’란 뮤지컬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구로공단을 다니던  소녀들이 엄마가 되어 우리에게 들려주는 그 시절 이야기를 담았다. 엄마가 된 소녀가, 청소년으로 한참 자라고 있는 딸과 함께 그 시절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하는 이야기로 구로 청소년들에 의해 완성되었다. 영화<위로공단>은 우리 구로 청소년들에 의해 뮤지컬 <시간 저편, 엄마의 노래>로 재탄생되어 그 시절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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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에는 아직도 그때 그녀들이 살고 있다. 마을에 있는 이런저런 모임에 나가면 가끔 만나진다. 엄마의 이름으로, 생협 조합원의 이름으로, 단체 활동가의 모습으로… 그때의 열정과 희생으로 오늘의 구로를 여전히 살아내고 있다. 어쩌면 영화를 보고 난 후 당신들도 영화 속에서 인터뷰하던 그녀들을 길가다가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오늘 만난 학부모 중에 계실지도 모르겠다. 

 

구로공단은 과거에 불가한 것인가?
 

 ‘위로 공단’의 그녀들은 화면 속에서 질문한다. 구로 공단은 과거이기만 한가? 
지금의 구로는 검은 산도 사라졌고, 벌집의 기억도 희미해졌으며, 공장이 있던 자리엔 대형 빌딩들이 들어섰고, 빌딩에 입주한 업체들은 디지털 구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언저리에는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조선족과 동남아에게 들어온 분들이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배경으로 우리의 아이들이 오늘도 커간다.

 

많은 것들이 달라진 이 곳, 구로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과거 구로공단을 살아냈던 여성노동자들의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조금은 진지하게 영화를 만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