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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랑 마을이랑 어린이 청소년이 학교와 마을에서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울시, 서울특별시교육청, 자치구청, 교육지원청, 지역사회,학교가 함께 참여하고 협력하여 학교-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서울형혁신교육지구의 기록들을 모아놓았습니다

동네사람을 만나다

본문

임채휘 대표를 처음 만난 건 올 봄 영등포혁신교육지구 실무협의회에서 였다.   ‘문화기획자’라는 게 직업이라는 것도 생소했지만 큰 키에 덥수룩한 수염도 내 예측을 벗어났다. 하지만 외모와 다르게 깔끔한 회의 진행을 선 보였다. 그리고 마을, 혁신교육지구, 문화와 예술을 핵심 키워드로 사용하는 그의 어투도 듣기 좋았다.

7월의 뜨거운 한 낮, 12시에 악속을 잡았다. 문래예술창작촌 골목 입구에 자리한 한 커피집으로 들어섰다. 임채휘 대표는 요즘 회의와 강의로 몸과 시간을 쪼개 산다며 늦게 도착한 걸 미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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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예술창작촌 얘기부터.....

문래동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방직공장이 들어서면서 생겨났다. 마을 이름은 해방 이후 방적기계인 ‘물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960년대 후반 청계천 철공소들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고 1980년대까지만 해도 철강공장과 철재상들이 넘쳐났고 이 동네 한 바퀴를 돌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고 할 정도였단다. 하지만 90년대 말 철강산업이 기계화되고 중국산 부품이 몰려오면서 이삿짐을 싸는 철공소들이 늘어났고 2000년 무렵 가난한 예술인들이 빈 공간을 채웠어요. 높은 천장, 값싼 임대료는 작업실로 안성맞춤이었다. 
현재 300여명의 예술가들이 이 동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 영등포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참여하게 된 건? 

대학을 졸업할 무렵 사회복지사의 꿈을 품었다. 다른 지역의 복지관에서 복지사로 일하다 2007년 영등포구 신길6동 돈보스코아동복지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그 때부터 지역의 아동들에게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지역사회의 중요함을 깨달았다.  
물론 처음에는 학교 현장교육에 크게 관심은 없었고 하나의 사업 대상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만나면서, 내 아이가 살아가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유의미한 것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는지?

내가 기획하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만드는 단계에서는 재미를 느꼈는데 이제는 재미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그래도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하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는게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싶다.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혁신교육지구 심사를 받으러 갈 때였는데 심사를 기다리고 심사를 받는 과정이 즐거웠다. 왠지 기분이 들떠있었다. 평가를 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것에 대한 기대였던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니까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즐거움도 내포되어 있던 것 같다. 

 

- 학교(교사)와 함께 하는 사업에 대한 느낌은?

100도의 끓는 점으로 보면 혁신교육지구를 시작할 때 학교가 영하의 온도였다면 이제 40도~50도 정도 올라간 느낌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도 많지만 그만큼 올라온 것은 놀라운 성장이라고 본다. 저희들의 협력수업을 지켜만 보던 선생님들도 이교육적인 내용들로 코멘트를 해주는 선생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학교에 오래있던 선생님의 소개로 신뢰에 대해 보증을 서주는 선생님도 생기기 시작했다. .
초등학교 선생님 절반은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그 중 절반이라도 “아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이런 것들이 있구나”라고 인식하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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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쩔 수 없이 이 지역을 떠나게 되거나 지금 하고 계시는 역할을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약간은 속도가 지체되겠지만 그 또한 감당할 분이 있을 것이다. 
제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하고 있는 10가지 역할 중에 그 중 몇 가지 역할을 맡아주시면 남은 역할은 다른 분이 하실 것이라서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이 사업을 같이 해달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제가 했던 10가지 역할을 한 번에 대체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제가 했던 역할 중에 한, 두 가지라도 서로 받아서 해줄 사람은 있다. 제가 빠졌을 때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문제이다.

 

- 영등포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하나 해 본다면?

‘나에게는 꿈이 있다’라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이 있다. 그 꿈이 바로 나의 꿈이다. 모든 사람들이 꿈을 꾸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함께 꿈을 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을사람들, 구청사람들, 교사들이 꿈꾸는 것을 서로 맞대어 보고 함께 그 꿈을 이뤄나가는 것.
그게 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