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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란 (마을해설사)
마을에서 아이들과 만나서 수업을 하고 함께 웃었던 게 언제였던가? 이제는 까마득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다시 코로나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는 언택트를 넘어선 온택트시대. 마을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마을강사들의 마음도 코로나19로 바뀌어 버린 세상에 맞춰가기 위해 분주하다. 코로나19시대 마을 교육은 어떻게 흘러갈까?
올해는 만날 수 없는 3학년 마을누리 수업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자 안타까운 마음이 짙어지는 건 마을강사들도 마찬가지다. 학생들과 만나며 함께 성장하고 에너지를 얻는 마을강사들. 언제쯤 다시 수업이 시작될지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특히 매년 영등포 관내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마을탐방 수업을 진행했던 마을해설사들은 올해 만나지 못한 3학년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매년 3학년 학생들과 만나서 영등포 이곳 저곳을 소개했어요. 요즘에는 온라인 수업으로 <영등포 여행> 수업이 진행되는데, 학부모님들 문의도 많습니다. 언제쯤 수업을 다시 할 수 있냐고 말이지요. 아마도 그 동안은 마을해설사들이 맡아 진행하던 부분이 있어 <영등포 여행> 수업이 수월했는데 지금은 각 가정에서 지도하려니 어려운 부분이 많으신가 봐요.” - 황현희 팀장(영등포 마을해설사)-
온라인으로 마을탐방을 시작합니다.
마을 안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마을탐방 수업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내가 사는 마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마을에 대해 알아보며 친숙함을 느끼고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마을해설사들은 3학년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을 대비하고자 온라인 마을탐방 수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오랜 시간 회의를 거쳐 영등포구의 역사, 도시산업화, 민속제당, 공공기관, 인문환경, 자연생태 등 총 6가지 테마로 나누어 온라인수업을 기획했다. 또한 시나리오 작성, 촬영컨셉 도출, 스토리보드 작업 등 모두 마을해설사가 직접 진행하며 애정을 가졌다. 촬영팀 섭외 후 본격적인 촬영과 편집이 진행되면서 총 두 달여 기간에 걸쳐 온라인 마을 탐방이 완성되었다. 드디어 올해 3학년 학생들도 온라인으로나마 마을 탐방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마을강사들
물론 처음이라 서툰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직접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주변 이야기를 들으며 진행되는 탐방에 비하면 부족한 것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장기화될지도 모를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고 또 다른 도약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이다. 또 마을탐방 수업뿐 아니라 진로원정대 수업, 맘마미아 안전연극단 등도 온라인으로 영등포구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분주하다. 당장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다시 만날 날을 위해 더 바쁘게 준비하는 마을강사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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