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서울미래교육지구의 궁금한 사항을 검색해보세요.

학교랑 마을이랑 어린이 청소년이 학교와 마을에서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울시, 서울특별시교육청, 자치구청, 교육지원청, 지역사회,학교가 함께 참여하고 협력하여 학교-마을교육공동체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서울형혁신교육지구의 기록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특수학급 쌍방향 방과후 운영 #어쩌다_방과후도 온라인

본문

by 임현숙 (당산중학교 교사)

1.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온라인 수업

코로나로 인해 학교는 수업, 학사 운영 등 많은 부분 변화가 되었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누가 꿈에라도 생각해 보았을까? 교사와 학생들은 준비가 되지 못했다. 우왕좌왕하고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은 어쩌다 시작되었고 오래도록 지속하고 있어, 교수학습방법에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누구라도 전례에 없던 이 상황이 당혹스럽겠지만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나는 올해 교육과정을 어떻게 수립하며,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크고 작은 고민으로 생각이 깊어졌다.

2. 시골 장터를 연상하게 한 ZOOM 수업 1일 차

우리 학교는 과제형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과제형 온라인 수업이 오래도록 지속하니 부모도 지치고 나도 ‘학생들을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고 수업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인근 고등학교 특수학급 선생님이 쌍방향 수업 도구인 ZOOM을 활용한 수업에 나를 초대해 주어 20분 정도 참여하였다. 고등학교 특수학급 쌍방향 수업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내 수업에도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학생 개인별로 ZOOM 사용법 안내 후 6명을 모두 ZOOM에서 만났는데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확연히 달랐다. 분명 고등학교 수업은 선생님이 자료를 제시하거나 설명을 하면 집중해서 보고 대답을 하는 등 이상적인 수업이었다. 하지만, 처음 한두 번은 학생들이 새로운 수업방식에 신기해하고 오랜만에 컴퓨터 화면으로 친구 얼굴을 볼 수 있어 별 무리 없었다. 실제로 수업이 진행되었을 때 나는 화면에는 보이나 대답을 잘 하지 않는 학생들을 부르느라 목소리만 커지고, 컴퓨터 시스템상 오류를 바로 잡느라 흡사 시골 장터에 온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학생들 특성을 고려하고, 시간대 분산 및 소수로 참여하니 시스템 오류도 줄고, 수업도 매끄러웠다.

3. 특수학급 방과후, 쌍방향 온라인도 가능

처음 쌍방향 수업 도구인 ZOOM을 활용했을 때는 학생들을 접속시키는 것만으로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니 나도 학생들도 ZOOM에 적응했다. ZOOM 시스템은 교사와 학생이 컴퓨터 화면 공유 할 수 있고,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교사가 학생 컴퓨터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은 컴퓨터 방과후 수업도 ZOOM으로 가능해 보였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컴퓨터반을 운영한다. 그 이유는 작년에 3학년 학생 두 명이 한글 ITQ A등급 취득했고, 두 명 중 한 명은 엑셀 C등급 자격증까지 취득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런 결과는 현재 2학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 는 동기부여가 되었고, 지도교사로서 기쁨과 보람이 된다.

4. 선택과 집중을 위한 수업 녹화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특성상 쉬운 과제라도 반복 학습이 필요하므로 수업할 내용 전부를 화면녹화를 하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한글 ITQ 시험내용을 기준으로 짧게는 5분 이내 길게는 15분 내외로 32개 영상을 제작하여, 학급 밴드에 수업 영상을 URL 형태로 제시했다.

1. 방과후수업 영상은 미리 32차시를 만들어 예복습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제작 및 탑재

5. 쌍방향과 과제형이 병행한 수업

처음 1차시 수업에서는 ZOOM을 접속한 상태에서 학생, 교사 컴퓨터 화면을 공유하여 설명과 실습을 병행 했다. 가끔 교사가 학생 컴퓨터를 원격으로 조작하여 더 직접적으로 지도할 때도 있다.

2-1. ZooM에서 소수 정예 쌍방향 온라인 수업 실시
2-2. ZooM에서 소수 정예 쌍방향 온라인 수업 실시
2-3. ZooM에서 소수 정예 쌍방향 온라인 수업 실시

수업 시간 중 과제를 완성했다면 채팅창을 통해서 파일을 받거나, 학급 밴드에 파일을 올려서 확인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학생들이 밴드에 올린 과제를 검사하면서 잘한 부분,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메모와 함께 복습해야 할 영상 번호를 남기고 점검한 파일은 밴드에 다시 첨부해 준다.

3. 수업후 피드백의 시간

보충 설명이 더 필요하면 ZOOM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어 이해를 돕고 있다. 나는 수업할 내용을 영상으로 미리 제시하여 복습과 거꾸로 수업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각자 편리한 방법으로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학생 A는 핸드폰으로 영상을 재생하며 설명을 듣고 컴퓨터로 작업을 해서 보내기도 하고, 학생 B는 부모가 먼저 영상을 보고 학생에게 보충 설명을 해 준다.

6. 함께 성장하는 우리

쌍방향으로 온라인 특수학급 방과후 학교 운영이 가능했던 것은 특수교사와 학부모 간 존중과 신뢰 관계가 큰 몫을 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다소 번잡하고 복잡한 선행준비가 필요한데 학부모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 ‘어렵지만’, ‘영어 타자 못 치지만’, ‘○○언니, ★★오빠처럼 자격증 따고 싶다.’는 학생들의 의지는 수업을 촘촘히 준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더불어 특수학급학생들의 학습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학교장의 지원은 늘 큰 힘이 된다. 처음 과제형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때는 ‘어떻게 이런 일이?’, ‘곧 끝날 거야.’ 라고 생각하고 하루살이처럼 수업을 준비했는데, 앞으로 만나게 될 교육 현장은 교실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과제형, 쌍방형 온라인 수업을 통해 오롯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에 관한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다. 교사의 성장은 학생의 학습과 인성 두 가지를 끌어내는 거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그렇게 나의 학생들도 성장 중이다.